최근 경찰에 적발된 무면허 운전이 하루 평균 120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 등 다른 유형의 범죄들과 달리 재범 비율도 높다. 상습적인 무면허 운전자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무면허 운전이 적발된 뒤에도 범죄행위가 계속된다는 점이다. 최근 3년간 무면허 운전 적발 후 1년 내 재적발된 경우는 2019년 8061건, 2020년 8441건, 지난해 8169건으로 3년간 총 2만4671건이었다. 최근 3년간 무면허 운전으로만 경찰에 64번 적발된 운전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면허 운전자 사이의 충돌로 인명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10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무면허 운전자 두 명이 충돌해 중상을 입었다.
적발된 운전자가 똑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행태는 음주운전과 대조적이다. 최근 3년간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총 36만4203건으로 무면허 운전의 3배에 가깝지만, 1년 내 재적발된 경우는 9855건으로 무면허 운전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무면허 운전에 대한 처벌 규정이 허술하다는 분석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자는 적발 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마저도 원동기장치자전거 등을 운전한 경우 3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하는 수준으로 처벌이 크게 약해진다.
법원의 판단도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8일 춘천지법 형사1단독(송종선 부장판사)은 무면허 상태에서 약 185㎞를 운전한 A 씨(55)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운전 당시 진로 변경 약 20회, 과속 30여 회를 반복하는 등 난폭운전을 일삼으며 경찰 순찰차까지 들이받았지만, 재판부는 공무원인 A씨가 해임처분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에 그치는 판결을 했다.
심지어 2회 이상 적발 시 가중 처벌을 다루는 규정은 전무하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무면허 운전 적발 시 면허 취득 기간만 제한하는 규정만 갖추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결국 무면허 운전이 재차 무면허 운전을 낳는 셈”이라고 말했다.
갈수록 경각심이 높아지는 음주운전과 달리 무면허 운전에 대한 처벌과 관리가 허술한 이유는 음주운전에 비해 ‘덜 위험하다’는 인식이 퍼져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무면허 운전은 운전 경험이 풍부한데도 과거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피해자 수나 규모로 봤을 때도 음주운전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의원 측은 “상습적인 무면허 운전을 막을 수 있도록 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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